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기업대출이 2조5000억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악화에 연체율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들이 기업대출 문턱을 높이고 나섰기 때문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KB국민·신한·하나·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825조2094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4936억원 감소했다. 지난 1월 5조1003억원, 2월 1조9802억원 증가했다가 석 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통상 기업들은 연말 재무제표 관리를 위해 대출을 줄이고, 연초 신규대출을 늘리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기업대출이 줄어든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지난달 기업대출 중 영세한 개인사업자 대출뿐 아니라 대기업대출도 감소세를 나타냈다. 대기업대출은 162조172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6255억원 줄었다. 지난해 12월 이후 석 달 만의 감소세다.
중소기업대출도 338조7251억원으로 전월 대비 4658억원 줄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324조4671억원으로 전월 대비 4024억원 감소해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기업대출이 감소한 것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추진에 나선 은행들이 보통주자본비율(CET1) 관리를 위해 위험가중치가 높은 기업대출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어서다. 경기 악화에 연체율이 치솟으면서 은행들은 우량 기업 차주를 선별하고, 취약 중소기업에 대해 대출 문턱을 높이는 등 엄격한 관리에 들어갔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속 상승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61%로 전월대비 0.11%p 상승했다. 대기업대출은 0.05%로 전월 대비 0.02%p 올라갔고, 중소기업도 0.15%p 증가한 0.77%의 연체율을 나타냈다. 개인사업자 연체율도 0.70%로 0.10%p 뛰었다.
은행들의 CET1은 지난해 말 기준 13.07%로 전분기 대비 0.26%p 하락한 상황이다. CET1을 일정 수준(13%)으로 관리하려면 위험가중자산(RWA)를 낮게 관리하는 게 유리할 수 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비우량 기업대출을 축소하는 분위기"라며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속도조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