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 파면으로 4개월의 탄핵정국이 막을 내리고 이제 60일 간의 조기 대선정국이 열린 가운데 야권의 본산인 광주·전남 민심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지방선거나 총선은 후보 선택지가 그나마 다양하지만 대선은 보수·진보 양자 대결 구도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 광주·전남에서 여·야 간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헌법재판소가 이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선고하면서 조기 대선은 60일 이내 치러진다.
대선 후보 등록이 5월10일부터 이틀인 점을 감안하면 여야 각 정당은 당장 다음 주부터 당 내 경선 일정에 돌입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대표와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두관 전 의원 등이 대선 주자로 거론된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호남의 대권주자를 표방하며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정치권은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우위를 선점해온 이 대표가 호남에서 어느 정도 지지율을 올리느냐에 주목하고 있다.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그동안 발목을 잡아왔던 사법리스크를 떨쳐내고 대선 후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당선된 광주·전남 국회의원 18명 대다수가 '친명'을 자처하고 있는 점도 대선 조직을 풀가동할 수 있는 발판이다.
민주당 원외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가 광주·전남에서 뿌리를 내리고 광주기본사회위원회도 출범을 앞두고 있는 등 대선을 염두한 다양한 조직도 이 대표를 중심으로 가동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에 대한 광주·전남 민심이 예전 같지 않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것이 변수다.
지난 2일 치러진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에 일격을 받으며 텃밭 사수에 실패했다.
지난해 10월 영광·곡성군수 재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의 협공을 받으며 간신히 체면치레를 했다.
호남의 터줏대감 박지원 의원이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대표가 호남에서 81%를 얻어 결국 0.73% 차이로 패배했다.
호남에서 이 대표에 대한 득표율이 김대중 전 대통령 처럼 93%, 95% 이상 나와야 정권을 교체할 수 있다"고 호소한 것도 지역민심과 관련돼 있다.
대선이 본격화되면 이 대표가 국민의힘은 물론 민주당 안팎의 집중포화를 얼마나 잘 버텨내느냐도 관건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 일극체제와 사법리스크를 연일 거론하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당내 경선에서 대권을 놓고 겨뤄야할 대선 주자의 공세도 이 대표의 비호감도를 높일 수 있다.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와 경쟁했던 이낙연 전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모두 청산해야 한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민주당 후보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권은 대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23일 점을 감안하면 민주당 경선이 길어야 20일 안팎이고, 호남권에서 경선이 먼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주당 본산인 호남에서 이 대표의 높은 지지율을 발판삼아 전국으로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진 2017년 대선 때도 호남권, 충청권, 영남권 수도권·강원·제주 순으로 4개 권역에서 경선을 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결집할 수밖에 없다.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며 "이 대표가 비호감도를 얼마나 줄이냐에 따라 호남 민심의 향방도 판가름 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