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이상수 |
<도시 이름 정하기 ③-대안제시>
도시의 이름은 단순한 행정 명칭이 아니다. 그것은 시민들이 함께 부르는 공동체의 이름이며,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가장 오래된 자산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세계의 도시들은 이름을 정할 때 단순히 지명을 나열하지 않았다. 역사와 문화, 미래 비전, 그리고 시민의 자긍심을 함께 담아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도 같은 질문을 던질 차례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어떤 이름을 가져야 하는가.
현재 사용되는 명칭은 행정적 의미는 분명하다. 전남과 광주가 통합된 특별시라는 사실을 설명하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설명이 곧 좋은 이름은 아니다.
좋은 이름은 설명하지 않아도 기억되고, 부르지 않아도 떠오른다.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라는 설명이 없어도 세계인이 기억한다. 세종은 행정도시라는 설명보다 먼저 국가의 미래를 상징하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도시 브랜드는 행정에서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자부심과 공감 속에서 성장한다.
◆새로운 통합특별시의 이름도 마찬가지다.
첫째, 지역을 나열하는 이름보다 하나의 미래를 담아야 한다.
광주와 전남은 이제 경쟁하는 두 지역이 아니라 하나의 생활권이며, 하나의 경제권이다. 이름도 '누가 먼저인가'를 따질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함께 만들 것인가'를 보여주어야 한다.
둘째,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살릴 필요가 있다.
세계적인 도시일수록 고유한 언어와 문화가 살아 있다. 서울이 세계인의 기억 속에 남는 이유도 우리말 그대로의 이름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통합특별시 역시 우리말이 가진 따뜻함과 독창성을 담을 수 있다면 더욱 경쟁력 있는 도시 브랜드가 될 것이다.
셋째, 시민이 쉽게 부를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뜻을 담고 있어도 발음하기 어렵거나 너무 길다면 시민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살아남기 어렵다. 이름은 회의실이 아니라 거리에서, 학교에서, 시장에서 불릴 때 비로소 생명력을 얻는다.
넷째, 미래 산업과 도시의 비전을 담아야 한다.
통합특별시는 AI 산업, 미래 모빌리티, 친환경 에너지, 문화예술, 농생명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이름 역시 과거의 행정구역을 설명하는 데 머물지 말고, 미래를 향한 도시의 방향을 상징해야 한다.
이런 기준에서 본다면 '빛누리', '한울', '가온', '다온', '빛마루'와 같은 이름들은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이름을 선택하느냐보다, 어떤 철학을 담아 선택하느냐이다.
도시의 이름은 특정 기관이 일방적으로 정한다고 완성되지 않는다. 시민이 공감하고,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부르며, 기업과 관광객이 기억하는 이름이 될 때 비로소 살아 있는 도시 브랜드가 된다.
그러므로 지금 필요한 것은 이름을 서둘러 확정하는 일이 아니라, 시민의 지혜를 모으는 일이다. 공모전과 여론조사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새로운 도시가 어떤 미래를 꿈꾸는지 함께 이야기해야 한다.
이름은 그 꿈의 마지막 결과물이어야 한다.
새로운 특별시는 대한민국 지방행정의 새로운 실험이다. 그렇다면 이름 또한 과거의 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좋은 이름은 도시를 설명하지 않는다.
좋은 이름은 도시의 미래를 상상하게 만든다.
전남과 광주가 함께 만들어 갈 특별시는 행정구역의 통합을 넘어, 새로운 시대를 여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시민 모두가 자랑스럽게 부를 수 있는 이름을 찾는 일에서 시작될 것이다.
<도시 이름정하기 ①-문제제기>
https://www.kjbn.kr/news/article.html?no=10712
<도시 이름정하기 ② - 사례와 원칙>
https://www.kjbn.kr/news/article.html?no=1077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