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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공(公)의 리더십: 현대 정치의 성패와 종교적 세습의 경계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이상수 | 

 

공(公)의 리더십: 현대 정치의 성패와 종교적 세습의 경계

 

현대 정치는 흔히 ‘시스템의 예술’이라 불리지만, 그 시스템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리더의 ‘의지’다. 역사는 우리에게 명확한 교훈을 준다. 리더가 국가의 공적 자원을 자신의 사적 욕망이나 가문의 영달을 위해 사용하는 순간, 그 권력은 모래성처럼 허물어지기 시작한다.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목격되는 권위주의 지도자들의 위기와 종교계의 세습 논란은 ‘공과 사의 엄격한 구분’이 왜 지도자의 생명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인지 극명하게 보여준다.

 

 

◆ 현대 정치: 사(私)에 매몰된 권력의 흔들림

 

최근 국제 사회에서 주목받는 푸틴, 시진핑, 에르도안, 그리고 트럼프의 사례는 공통된 맥락을 공유한다. 이들은 국가의 헌법적 절차나 경제적 합리성보다 ‘장기 집권’이라는 사적 목표를 우선시했다.

 

푸틴은 제국 부활이라는 개인적 환상을 위해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무리수를 두었고, 시진핑은 1인 지배 체제를 굳히기 위해 중국 경제의 역동성을 희생시켰다. 에르도안은 자신의 신념을 위해 경제 원리를 부정했으며, 트럼프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 절차를 개인의 불복으로 흔들었다. 이들이 현재 직면한 경제 위기, 전쟁의 수렁, 사법적 리스크는 모두 공적 시스템을 사유화하려 했던 ‘욕망의 대가’다.

 

◆ 성공한 지도자: 공(公)의 가치를 세우다

 

반면, 성공한 현대 지도자들은 자신에게 부여된 권력을 ‘잠시 빌린 것’으로 인식했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대표적이다. 그녀는 16년 장기 집권 중에도 사치나 친인척 비리 없이 소탈한 ‘무티(Mutti·엄마) 리더십’을 유지했다. 철저하게 공적인 영역에서 토론과 합의를 중시했던 그녀는 퇴임 후에도 국민적 존경을 받으며 리더십의 유효기간을 스스로 증명했다. 또한 넬슨 만델라는 자신을 박해했던 세력까지 포용하는 ‘화해와 일치’라는 공적 대의를 위해 개인적인 복수심을 철저히 억제했다. 그는 단임으로 물러남으로써 권력이 개인의 것이 아님을 행동으로 보여주었고, 이는 남아공 민주주의의 강력한 토대가 되었다.

 

◆ 종교 지도자의 세습: 생명력을 갉아먹는 독(毒)

 

이러한 공사 구분은 비단 정치권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는 종교계에서의 ‘세습’은 그 조직의 생명력을 뿌리째 뒤흔드는 치명적인 행위다. 종교는 본질적으로 ‘성(聖)’이라는 가장 공적인 가치를 지향한다. 그러나 이를 자녀에게 물려주는 세습은 종교 단체를 사유 재산화하는 행위이자, 영적 권위를 혈연적 욕망으로 치환하는 일이다. 세습이 이루어지는 순간, 종교 공동체가 가진 공공성과 투명성은 상실되며 대중의 신뢰는 급격히 추락한다. 역사적으로 사유화된 종교는 늘 부패했으며, 젊은 세대의 외면을 받으며 생명력을 잃어갔다. 지도자의 자격이 ‘신념과 헌신’이 아닌 ‘혈연’에서 나올 때, 그 종교는 더 이상 사회의 빛과 소금이 아닌 이익 집단으로 전락하게 된다.

 

◆ 결론: 지도자의 생명력은 ‘공공성’에 있다

 

결국 지도자의 생명력은 ‘나’를 버리고 ‘우리’를 선택하는 지점에서 발생한다. 현대 정치인이든 종교 지도자든, 권력을 사유화하려는 유혹에 굴복하는 순간 몰락의 시계는 돌아가기 시작한다. 공(公)을 위해 사(私)를 절제하는 리더십이야말로 혼돈의 시대를 밝히는 진정한 힘이다. 우리 시대가 갈망하는 지도자는 자신의 가문을 세우는 자가 아니라, 자신이 떠난 뒤에도 작동할 건강한 공적 시스템을 남기는 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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