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김필용 |
보랏빛 둥근 꽃머리 위에 밤새 내린 빗방울이 조용히 내려앉아 있습니다. 그 투명한 물방울들이 마치 누군가의 눈물처럼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보니, 문득 가슴 저편에 묻어두었던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비처럼 스며듭니다.
살아계실 때는 공기처럼 늘 곁에 계실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부모님이 추억의 자리로 옮겨가신 후에야 깨닫습니다. 사랑에는 언제나 '시차'가 존재한다는 것을요. 부모님이 주신 사랑은 늘 현재 진행형이었으나, 자식이 깨닫는 감사는 언제나 한 박자 늦은 과거형이 되곤 합니다.
◆선명해지는 목소리, 아스라한 눈
세월이 덧칠해져도 결코 흐려지지 않는 풍경이 있습니다. 다정하게 이름을 불러주시던 목소리, 투박한 손길로 말없이 챙겨주시던 소박한 밥상, 그리고 뒷모습을 바라보던 그 애틋한 눈빛입니다. 그 모든 순간이 당시에는 당연한 일상이었으나, 이제는 간절히 닿고 싶은 기적이 되었습니다. 부모님을 떠올리면 감사함에 미소 짓다가도, 이내 가슴 한 구석이 젖어오는 것은 '다음'이라는 이름으로 미루어두었던 효도 때문일 것입니다. "다음에 여유가 생기면", "다음에 시간이 나면"이라며 미뤘던 약속들을 세월은 기다려주지 않았습니다. 알리움 위의 빗방울이 단순한 이슬이 아니라, 마음속 깊은 후회와 그리움의 눈물처럼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봄비처럼 여전히 우리를 적시는 사랑
하지만 슬픔에만 머물지 않으려 합니다. 비록 부모님의 육신은 곁에 없지만, 그분들이 남기신 사랑은 오늘 아침 내린 비처럼 여전히 우리 삶의 토양을 적시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오늘 누군가를 따뜻하게 바라보고, 누군가의 손을 잡아줄 수 있는 힘은 모두 그 지극한 내리사랑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알리움에 맺힌 빗방울이 마르고 나면 꽃은 더욱 단단하게 피어날 것입니다. 우리 역시 부모님을 향한 그리움을 동력 삼아 오늘을 성실히 살아가야 합니다. 내가 받은 사랑을 세상에 돌려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부모님이 우리에게 주신 사랑에 답하는 가장 아름다운 '사후(事後)의 효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하늘에 계신 부모님께 나지막이 속삭여 봅니다.
"부모님, 당신의 사랑 덕분에 오늘도 저는 누군가를 사랑하며 살아갑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