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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억과 기록, 그리고 국가의 책임: 2026년 현충일에 부쳐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김필용 |

 

올해 개최된 제71회 현충일 추념식은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기억하고, 기록하고,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라는 숭고한 주제 아래 엄수되었습니다. 해마다 돌아오는 6월이지만, 올해의 슬로건은 유독 우리 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길을 엄중하게 짚어내고 있습니다. 국가를 위해 자신을 던진 이들을 향한 예우는 단순한 일회성 행사에 그쳐서는 안 되며, ‘기억’과 ‘기록’, 그리고 완전한 ‘책임’의 삼각축이 완성될 때 비로소 국가의 품격이 바로 서기 때문입니다.

 

 

◆기억(Remembering): 영웅의 이름을 가슴에 새기는 일

 

기억은 보훈의 출발점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화, 그리고 번영은 결코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포화 속에서 조국을 지켜낸 6·25 참전 용사들, 이국땅에서 헌신한 월남전 장병들, 그리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구하기 위해 불길과 재난 속으로 뛰어드는 영웅들. 그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기억되지 않는 역사는 사라집니다. 영웅들의 헌신을 시대와 세대를 넘어 대대손손 기억하는 것은 살아남은 우리들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입니다.

 

◆기록(Recording): 희생의 역사를 미래의 자산으로

 

기억을 영속화하는 힘은 ‘기록’에서 나옵니다. 전쟁의 참상과 영웅들의 개인적 서사, 그리고 국가를 위한 헌신의 순간들을 철저하게 기록하고 보존하는 작업은 역사의 공백을 메우는 일입니다.
특히 참전 유공자분들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지금, 그들의 생생한 증언과 발자취를 기록하는 것은 시간과의 싸움이기도 합니다. 한 분의 영웅이 세상을 떠나는 것은 인류의 도서관 하나가 불타 없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발맞추어 이들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문화적 콘텐츠로 승화시켜, 후세들이 자연스럽게 호국 정신을 호흡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책임(Responsibility): 국가의 가장 존엄한 약속

 

기억과 기록이 감정과 역사의 영역이라면, ‘책임’은 국가의 실천적 의지이자 제도적 의무입니다. "국가를 위한 희생은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믿음이 확고할 때, 국민은 비로소 국가를 믿고 헌신할 수 있습니다.
책임은 보훈 가족에 대한 물질적 보상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수많은 국군 전사자의 유해를 끝까지 찾아내는 일, 국가유공자와 그 후손들이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일, 그리고 제복 입은 이들이 자부심을 느끼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까지 모두 국가의 책임 영역입니다. 책임을 다하지 않는 국가는 미래의 위기 앞에서 국민에게 헌신을 요구할 자격이 없습니다.

 

◆호국보훈의 달, 우리 모두의 다짐으로

 

6월 호국보훈의 달은 단순히 과거를 추모하는 달이 아닙니다. 과거의 희생을 거울삼아 대한민국의 미래 공동체 윤리를 바로 세우는 달입니다.


올해 현충일의 다짐처럼, 우리가 영웅들을 온전히 기억하고, 그들의 역사를 뚜렷이 기록하며, 국가가 끝까지 책임을 다할 때, 대한민국은 더욱 단단하고 성숙한 일류 국가로 도약할 것입니다. 오늘 하루, 내 주변의 평화로운 일상이 어디서 기원했는지 깊이 감사하며, 우리 가슴 속에 호국 영령들의 이름을 다시 한번 선명하게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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