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을 서큘레이터와 동시에 가동하면 냉방속도가 평균 26초 빨라진다는 시험 결과가 나왔다.
또 에어컨 제습 기능과 공기청정 기능은 각각 일반 제습기, 일반 공기청정기를 대체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은 20일 여름철을 앞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 오텍캐리어 등 3개사의 58.5㎡형(18평) 가정용 스탠드에어컨 5개 모델의 냉방성능과 품질, 안전성을 시험한 결과를 내놓았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실내 온도를 35도에서 24도로 냉방하는 데 걸리는 속도가 에어컨만 사용할 때는 평균 6분50초이지만, 서큘레이터를 동시에 틀면 6분24초로 26초가 줄어든다.
35도에서 24도로 냉방할 때 소비전력량도 에어컨만 가동하면 0.238킬로와트시(kWh)로 에어컨과 서큘레이터를 동시에 틀었을 때 합산 소비전력량(0.235kWh)보다 많았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에어컨 제품에 표시된 냉방 면적보다 넓은 공간을 냉방 할 때 서큘레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에어컨 제습모드와 가정용 제습기의 실내 온·습도와 소비전력량을 5시간 동안 측정해보니 작동방식에 차이가 있어 에어컨이 제습기까지 대체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에어컨 제습모드는 온도를 낮게 유지하며 습기를 제거하는 방식이어서 설정온도에 도달하면 실외기가 작동과 멈춤을 반복하지만, 실내기는 계속 바람을 내보내기 때문에 실내기 냉각판에 맺혀있던 물방울이 실내로 유입돼 습도가 더 낮아지지 않는다.
이에 따라 제습기는 제품이 제거할 수 있는 가장 낮은 습도(30%Rh대·상대습도)까지 낮출 수 있지만, 에어컨 제습모드는 일정 습도(50∼60%Rh) 밑으로 내려가지 않아 빨래 건조 등 제습기 기능을 대체할 수 없다고 소비자원은 설명했다.
고가형 에어컨에 장착된 공기 청정 기능 역시 96㎡형(29평) 공기청정기 수준의 미세먼지 제거 성능을 나타냈으나 공기청정기에 장착되는 유해가스 제거·탈취 필터가 없어 톨루엔 등 유해가스 제거가 안 돼 공기청정기를 대체할 수 없었다.
소비자원은 소비자가 에어컨 공기 청정 기능에 대해 오인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유해가스 제거 기능이 없다'는 내용을 표시하라고 권고했다.
이들 업체는 다음 달 중으로 홈페이지 에어컨 제품 정보에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에어컨 냉방모드와 제습모드의 실내 온·습도 평균 및 소비전력량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컨을 '24도 냉방'으로 5시간 틀었을 때 실내 평균 온도는 22.9도, 습도는 65%Rh로 각각 조사됐다. '24도 제습'으로 5시간 가동한 경우 실내 평균 온도는 23.1도, 습도는 59%Rh로 각각 나와 양쪽이 비슷했다.
소비자원 5개 모델별 성능시험에서는 가장 고가제품인 LG전자 FQ18EN9BE1(369만원) 모델이 냉방속도(6분24초)와 설정온도 대비 편차(-0.4도)가 작고, 보유기능이 가장 다양한 제품으로 꼽혔다.
냉방속도만 따졌을 때는 삼성전자 AF18DX936WFT(353만원) 모델이 6분14초로 가장 빨랐다.
설정 온도 대비 편차가(-0.4도)도 작고 가격이 가장 저렴한 제품으로는 오텍캐리어의 EASC-0182RAAMD(209만원) 모델이 뽑혔다.
소음이 43데시벨(dB)로 가장 작고 가격이 저렴한 제품으로는 LG전자 FQ18EV3EA1(228만원) 모델이 선정됐다.
소비자원은 "에어컨은 고가 제품으로 장기간 사용하는 만큼 구매 전에 절전모드와 자동 팬건조, 앱 연동 등 자신이 필요로 하는 기능을 구비했는지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