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뉴스 김남관 기자 |
한국우리밀농업협동조합(조합장 천익출) 창립 20주년을 맞아 천익출 조합장을 만나 식량자급률 확보라는 사명 속에서 우리밀농협이 정부의 정책변화를 이끌어온 과정을 되짚어보고 나아가야 할 길을 확인하는 자리를 가졌다.
지난 1984년 정부의 우리 밀 수매 중단 이후 종자 확보도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었으며, 이에 따라 1990년에 일어난 우리밀살리기운동은 식량주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당연한 활동이었다. 1997년 IMF를 계기로 또다시 우리 밀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된 상황에서 2001년 원곡 감소와 유통조직의 스톱상황은 우리 밀 생산자 조직의 재건에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상황이었다. 우리 밀 생산 농민들을 규합하고, 우리 밀에 대한 수매와 소비, 정책에 대한 단일대오가 필요했던 우리 밀 조직의 결정체는 우리밀농협의 출발로 나타났다.
2003년에 두 번의 창립총회를 거치고 농림부의 인가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 2004년 6월 광주를 비롯한 전남, 전북, 경남, 경북, 충남 등 전국에 걸쳐 우리 밀을 생산해온 생산 농민들을 중심으로 3차 창립총회를 2024년 6월 삼도농협 강당에서 개최하였으며, 농림부 장관의 인가(농림부 2004-5호)를 받음으로써 우리밀농협의 출발을 세상에 알렸다.
우리밀농협은 본소를 조합원이 많은 광주광역시에 두기로 했으며, 사무실은 건국동(구 “건국동사무소”)에 두고 2005년 본격적으로 수매업무를 시작했으며, 경제사업단을 출범해서 제품을 만들고 유통을 시작했다.
2006년에는 우리 밀 원곡을 보관하는 사이로 3기를 설치함으로써 1,500톤을 보관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었으며, 이와 함께 본소를 북구 건국동에서 현 위치의 광산구 본덕동으로 이전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2007년부터는 소비 확대를 위하여 우리 밀 축제를 시작해서 매년 5월 개최했으며, 생산자 교육을 시작해서 매년 지역을 순회하면서 종자와 시비량, 수확 후 관리 등을 중점적으로 교육해서 품질 향상과 수확량 확대를 통한 생산 농민의 소득 증대에 몰두하였다.
2008년에는 학교급식을 시작했으며, 2009년에는 제일제당(CJ)과 업무협약을 통하여 안정적인 소비를 위한 노력을 하였고, 엄지식품, 장성군 등과도 업무협약(MOU)을 체결하여 생산과 소비의 균형추 역할을 담당하였다. 2010년에는 본소 사이로 증축으로 2,500톤 규모를 추가로 신설하였으며, 2011년에는 영암 사이로 1,000톤 규모를 신설하였고, 이와 함께 수매량 또한 2010년에 9,600톤에서 2011년 12,800톤으로, 2012년 12,000톤으로 확대하는 역할을 수행하였다. 생산은 증가하고 있으나, 소비는 크게 늘지 않은 상황에서 재고는 누적되었다. 결국 2013년에는 누적된 재고로 인하여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그 고통을 생산 농민들과 우리밀농협이 온몸으로 감내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을 맞이해서도 꿋꿋하게 헤쳐나온 전력을 가지고 있다.
우리밀농협은 초기 우리 밀을 생산하는 조합원이 1,200여 명에서 2024년 현재 1,800여 명으로 확대되었으며, 초기 출자금 3억 원에서 현재 25억 원으로 증가하였다. 또한 매출도 100억 원을 넘기는 등 안정적인 경영을 해오고 있다. 또한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여 밀 산업육성법 제정의 필요성을 홍보하고 농업부산물에 대한 처리대책을 요구했으며, 학교급식과 공공 급식 등 대량 소비처에 대한 국산 농산물 사용을 의무화하는 등의 정책건의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2019년에는 우리 밀 축제를 멈추고 작지만 어려운 이웃들과 우리 밀 라면과 빵을 나누는 공동체의 일원으로 역할을 수행하면서 코로나를 이기기 위한 노력을 하였으며, 2020년부터는 밀 생산단지로 지정되어 올해까지 5년간 생산단지의 역할을 충실히 해서 2023년에는 밀 우수 생산단지 선정에서 대상(농림부 장관상)을 수상해서 우리밀농협의 위상과 역할에 충실했음을 인정받은 한 해가 되었다.
20여 년의 평지풍파 세월 속에서 우리밀농협이 느꼈던 것은 생산과 소비의 균형을 잡는 역할의 중요성이다. 우리밀농협에서는 생산량이 증가했으나 소비는 소량 증가한 것에 따른 차이로 인한 재고 누적이 얼마나 크게 생산을 억누르는지 수차례 경험했다. 이 때문에 소비의 확대를 위해 노력했으며, 그 일환으로 서구 시니어클럽과 손잡고 “천원국시”사업을 활성화 하는데 주력해 왔다. 천원 국시는 서구 시니어클럽에서 노인 일자리 창출 업무의 하나로 진행해 오면서 우리밀농협과 손잡고 추진한 사업으로 독거노인들과 원룸촌의 학생들 등 한 끼도 챙겨 먹기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하는 사업이다. 천원에 우리 밀 국수를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현재 6호점까지 개설되어 있다.
20년을 걸어오는 발걸음이 모두 희로애락이 교차하는 여정이었으며, 그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뒷받침과 임직원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전진하면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우리 밀의 영역에서 우리밀농협이 해온 큰집의 역할이나 정책 제안, 정부와의 대화, 큰 그림 속에서 우리 밀이 나아가야 할 방향 설정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그 속에서 흩어져 있는 우리 밀 진영을 규합하고 상생하기 위한 노력을 지금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공익성을 갖춘 조직으로써 제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우리밀농협의 20여 년의 여정이 노두 돌이 되어 식량자급률 향상에 기여하고,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농민들의 생활을 보장하면서 나아가 통일 후의 담대한 구상 속에서 식량 자립의 길을 개척해서 민족의 생명을 책임지는 우리 밀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한국우리밀농업협동조합-http://www.nhmi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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