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산업이 주축인 여수국가산단 등 여수 지역 제조업체의 4분기 경기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여수상공회의소(회장 한문선)는 지역 내 186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4분기 기업경기전망조사(BSI) 결과 '70.7'로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응답률 40.3%)
경기 체감지수 기준값인 100보다 낮은 '70.7'로 조사된 것은 기업들이 4분기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상의 조사에 따르면 여수산단의 주력인 석유화학의 경우 중국발 공급 과잉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동발 글로벌 공급량 확대로 공급 과잉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또 국내 기업의 범용 제품군의 가격 경쟁력(경쟁국 대비 높은 원가구조) 약세와 낮은 제품 스프레드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지난 분기와 같이 여전히 부정적으로 판단됐다.
세계시장에서 중국의 대규모 물량 유입, 미국·유럽 등 선진국의 경기둔화, 기대 이하의 중국 수요 회복력으로 공급은 넘치지만, 석유화학제품을 수용할 수요시장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 장기화되고, 이 때문에 기업경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수상의는 지난 7월 이후부터 유가는 계속 하락하면서 지난 8월을 기점으로 배럴당 80달러 급락하면서 석유화학업계의 원가 부담은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유가 하락이 수요시장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아 제품 스프레드 상의 BEP(손익분기점)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석유화학기업의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가 손익분기점인 t당 300달러 수준 아래에서 장기간 머물고 있는데, 이는 제품을 만들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 지속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연말로 이어지는 4분기에도 석유화학산업의 업황은 중국 경쟁사 대비 높은 원가구조로 여전히 '부정적' 관측이 나오면서 석화 기초·범용 제품 중심의 업황 부진이 고착화 될 전망이다.
여수상의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현금 창출력 감소에 따른 투자 여력 감소, 자산매각 검토, 생산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통한 범용 제품군의 비중을 낮추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서지만, 글로벌 수요 회복 부진, 공급과잉 현상 확대 등 부정적 요인이 지속되며 체감경기가 반등하지 못하고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석유화학 산업의 업황 부진 지속에 일반제조 업종 경우도 기업 투자 심리 위축 등 지역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고금리·고물가 지속에 따른 민간 소비 약화, 관광수요 약화, 계절적 성수기 종료 등의 영향으로 역시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수지역 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사업 실적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내수 소비 위축(33.0%), 원자재가·유가·환율 불안정(31.3%), 대외경기 악화로 인한 수출둔화(18.8%) 순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