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길 사법부에 기대해 본다”
목포지역사회에서 최대 관심사이자 결과에 따라서는 지각변동을 일으킬 현직 목포시장 배우자에 대한 상고심(당선무효 유도죄) 판결을 두고 하는 말이다.
사법부의 거창한 대의명분 ‘사법정의’는 차치(且置)하고라도 대한민국 헌법이 지향하는 ‘증거재판주의’가 법정에서 올바로 인용, 결정문에 실리기를 시민 모두가 바라기 때문이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홍률 목포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14일 확정했다.
2022년 지방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 시장은 기자회견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자신의 민주당 제명에 유력 후보가 관여하고 목포시정 실적 홍보를 위해 수십억 원의 예산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TV 토론회에서는 민주당 모 국회의원이 유력 후보자의 대학 동문으로 자신의 민주당 제명에 관여한 것처럼 말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았다.
그러나 1심과 2심 법원은 박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제명에 관여한 당사자로 구체적으로 경쟁 후보를 암시하지 않았고, 명예훼손 부분도 의견표현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검찰이 불복했으나 이날 대법원도 2심 판결의 결론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언론들은 일제히 관련 뉴스를 실시간 보도하면서 박 시장의 무죄를 알렸지만, 배우자가 선거법 재판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인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돼 상고심 심리 중이어서 여전히 직위 상실 위기에 처했다는 단서를 빼먹지 않고 비중 있게 언급했다.
언중유골(言中有骨), 뼈가 있는 표현들이다.
박 시장의 배우자는 6·1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2021년 11월 전임 시장 부인 B씨에게 금품(새우 15상자·현금 100만원)을 요구해 받은 뒤 선관위에 고발, 당선 무효를 유도한 혐의(공모)로 기소됐다.
1심에서는 무죄가 인정됐지만, 항소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는 유죄로 뒤집히면서 현재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죄의 유·무가 180% 엇갈린 상·하급심의(審議) 선고(宣告)에 전·현직 측근들은 진영 간 대립 속에서 검증되지 않은 갖가지 썰(비표준어, 說)을 생산해 내고 애꿎은 시민들은 반목과 갈등에 내몰리고 있다.
지량(知量)과 혜량(惠諒)이 깊은 대법관들의 현명한 판결이 필요한 대목이다.
다가오는 상고심 판결이 전남 목포시 백년대계의 운명을 가르는 너무나 중차대한 판결이기 때문이다.
목포시민들은 선거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듣보法(듣도 보도 못한 法律) ‘당선무효 유도죄’라는 생소한 공직선거법 위반 분쟁에 내몰린 시장 배우자의 지루하고 기나긴 법정 다툼을 목도 하고 있다.
지역사회는 고소인 전(前 )시장 배우자와 피고소인 현직 시장의 배우자 간 두 팬덤으로 갈려 온갖 악성루머가 확대 생산되고 상호 돌이킬 수 없는 비방으로 상흔(傷痕)과 생채기만 커가고 있다.
곪을 대로 곪은 상처가 아물지 않은 채로 2년 넘게 끌어온 재판과정이 이제 종착역에 들어서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307조“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는 증거재판주의 다시 말해“법률상 증거의 증명력에 관한 법칙을 정립하여, 사실의 인정에 있어 법관으로 하여금 반드시 이 법칙을 따르도록 하는 주의 즉, 법정증거주의가 형사소송에서의 대원칙이다”는 판결 인용문이 나오길 기대한다. 그것이 바로 사법정의가 바로 서는 사회가 아니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