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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환 박사의 역사야톡

미당 ‘서정주’의 두 얼굴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는 1947년 11월 9일 경향신문에 처음으로 발표됐다. 소쩍새와 천동, 돌아온 여인과 무서리를 통해 오랜 방황을 끝내고 원숙한 인간이 되어 가는 진통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한국의 3대천재 시인,

미당 서정주 고창에서 태어나
미당 서정주는 1915년 5월 18일 전북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고향에서 공부했고 광주학생운동으로 구속되어 퇴학까지 당했다.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벽'이 당선되어 등단했고, 화사집, 귀촉도, 국화 옆에서, 미당 서정주 시선집 등 시집과 국화 옆에서, 귀촉도, 문둥이, 산사꽃, 선운사, 푸르른 날 등 수많은 시를 남겼다. 서정주는 오장환, 이용악과 함께 한국의 3대천재 시인으로 불렀으나 서정주는 친일행위로 비난의 대상이 되었고 오장환과 이용악은 월북하여 금기의 인물이 되었다.  


27살의 청년 서정주는 1942년 7월 매일신보에 達城靜雄 ‘다츠시로 시즈오’ 라는 이름으로 창씨개명을 하였다. ‘시의 이야기 - 주로 국민 시가에 대하여’를 시작으로 부끄러운 친일활동을 시작했다. 일본어시 ‘항공일에’, 수필 ‘스무 살 된 벗에게’, 단편소설 ‘최체부의 군속 지망’ 등 학병과 징병을 권장하고 일제 강점과 태평양 전쟁을 미화하는 10여 편의 친일작품을 남겼다.  


창씨개명하고 친일작품 10여 편 남겨
[마쓰이 히데오! 그대는 우리의 오장 우리의 자랑 그대는 조선 경기도 개성 사람 인씨의 둘째 아들 스물한 살 먹은 사내 ~ 장하도다 우리의 육군항공 오장 마쓰이 히데오여 너로 하여 향기로운 삼천리의 산천이여 한결 더 짙푸르른 우리의 하늘이여] 서정주는 1944년 조선총독부 기관지에 자살 특공대 가미카제가 되어 죽은 조선인 청년 마쓰이 히데오를 찬양하는 ‘오장 마쓰이 송가’를 섰다.


서정주는 해방이 되자 반민특위에 소환되어 ‘적어도 일제 치하가 몇 백 년은 더 있을 줄 알았다’고 변명을 하였다. 이승만의 전기인 ‘이승만 박사전’을 집필한 공로로 초대 문교부 예술과장이 되었다. 1986년 서정주는 ‘처음으로 한강을 넓고 깊고 또 맑게 만드신 이여 이 나라 역사의 흐름도 그렇게만 하신이여 이 겨레의 영원한 찬양을 두고 두고 받으소서’ 라는 ‘전두환 대통령 각하 56회 탄신일’에 송시를 올렸고 댓가로 4억원을 받았다. 그리고 전두환을 단군 이래 최고의 미소를 가진 대통령 라고 찬양하고 ‘일해’ 라는 호까지 진상했다. 

 


서정주, 부끄러운 친일행적과 아름다운 시인으로 상반된 평가 받아
서정주는 1992년 ‘시와 시학’ 봄호에 ‘해방이 그토록 빨리 오리라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변명했다. 2000년 12월 24일 친일행위를 반성하지 못하고 아쉽게 사망했다. 2002년 2월 28일 국회의원들이 발표한 '일제하 친일 반민족행위자 명단'에 서정주가 포함됐다. 일부에서는 서정주의 친일과 친독재 행위에 비난을 하고 있으며 또 일부에서 서정주를 시로써 평가를 해야 한다고 두둔하고 있다. 


전북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에 2001년 가을 폐가로 방치됐던 서정주의 생가를 복원했고 미당문학관을 개관했다. [내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노란 국화꽃도 떨어지고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도 지나가고 두 얼굴의 시인 서정주도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