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이상수ㅣ <도시 이름 정하기 ⑤ – 일본의 행정 사례편> 일본은 왜 행정통합보다 이름을 먼저 고민했는가 - 전남·광주 통합이 일본의 경험에서 배워야 할 것 - 행정구역을 통합하고 나면 법률을 정비하고, 조직을 개편하며, 예산과 청사를 조정하는 가시적인 작업이 뒤따른다. 하지만 그 모든 절차에 앞서 깊이 고민해야 할 핵심 과제가 있다. 바로 새롭게 탄생할 공동체를 무엇이라 부를 것인가 하는 문제다. 이름은 단순한 행정기관의 명칭에 그치지 않는다. 통합의 목적과 지역의 역사적 정체성, 그리고 주민들이 함께 그려갈 미래 비전을 담아내는 공동체의 상징이다. 이름을 정하는 방식에 따라 주민의 소속감과 통합에 대한 공감대는 크게 달라진다. 그러나 현재 마주한 현장의 목소리는 냉담하다. 통합 논의가 무색하게 거리에서 만난 많은 시민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도대체 뭐가 다른가"라며 짙은 의구심을 표한다. 통합 이후의 명확한 비전도 제시되지 않은 데다, 주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줄 정체성 있는 이름조차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살아온 터전의 정체성이 어디로 사라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그리고 정서적 뿌리를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이상수 | <도시 이름 정하기 ④-시민참여와 결론> 도시의 이름은 누가 만드는가. 법적으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정한다. 국회가 특별법을 제정하고, 행정 절차를 거쳐 공식 명칭이 확정된다. 그러나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는 이름은 행정이 아니라 시민이 만든다. 도시의 이름은 매일 시민의 입을 통해 불린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쓰고, 상인들이 간판에 새기며, 기업이 명함에 적고, 관광객이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사용하는 이름이 된다. 그렇게 수없이 반복될 때 비로소 이름은 도시의 얼굴이 된다. 그래서 좋은 도시 이름은 단순히 행정적으로 정확한 이름이 아니라, 시민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자랑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이름이어야 한다. 세계적인 도시들을 보자. '서울'이라는 이름은 시민들이 오랫동안 자연스럽게 사용하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이름이 되었다. '뉴욕', '도쿄', '파리', '런던'도 마찬가지다. 그 이름들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도시의 역사와 문화, 삶의 방식까지 담아내는 상징이 되었다. 도시 브랜드는 행정기관의 회의실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시민들의 일상 속에서 자란다. 새롭게 출범한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이상수 | <도시 이름 정하기 ③-대안제시> 도시의 이름은 단순한 행정 명칭이 아니다. 그것은 시민들이 함께 부르는 공동체의 이름이며,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가장 오래된 자산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세계의 도시들은 이름을 정할 때 단순히 지명을 나열하지 않았다. 역사와 문화, 미래 비전, 그리고 시민의 자긍심을 함께 담아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도 같은 질문을 던질 차례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어떤 이름을 가져야 하는가. 현재 사용되는 명칭은 행정적 의미는 분명하다. 전남과 광주가 통합된 특별시라는 사실을 설명하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설명이 곧 좋은 이름은 아니다. 좋은 이름은 설명하지 않아도 기억되고, 부르지 않아도 떠오른다.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라는 설명이 없어도 세계인이 기억한다. 세종은 행정도시라는 설명보다 먼저 국가의 미래를 상징하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도시 브랜드는 행정에서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자부심과 공감 속에서 성장한다. ◆새로운 통합특별시의 이름도 마찬가지다. 첫째, 지역을 나열하는 이름보다 하나의 미래를 담아야 한다. 광주와 전남은 이제 경쟁하는 두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이상수 | <도시 이름정하기 ② - 사례와 원칙> 세계의 도시들은 어떻게 이름을 선택했는가 - 이름은 도시의 첫 번째 정책이다 - 도시를 처음 만날 때 우리는 무엇을 가장 먼저 접할까. 높은 빌딩도, 아름다운 공원도 아니다.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그 도시의 이름이다. 이름은 단순한 호칭이 아니다. 도시의 역사와 문화, 미래 비전을 담아내는 상징이다. 그래서 세계의 많은 도시들은 이름을 정할 때 단순한 행정 편의보다 도시가 추구하는 가치와 정체성을 먼저 생각했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좋은 사례다. '서울'은 순우리말로 '수도'를 뜻하는 말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자식 이름 대신 우리말 이름을 공식 명칭으로 사용하면서 세계적으로도 독창적인 도시 브랜드를 구축했다. 오늘날 'SEOUL'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도시 브랜드가 되었다. 싱가포르는 산스크리트어에서 유래한 '사자의 도시'라는 뜻을 담고 있다. 실제로 사자가 살았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나라가 선택한 상징이었다. 그 이름은 국가의 정체성과 관광 브랜드를 형성하는 중요한 자산이 되었다. 브라질리아는 브라질의 새로운 수도를 건설하면서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이상수ㅣ <도시 이름정하기 ①-문제제기> 도시의 이름이 도시의 운명을 바꾼다 -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명칭에 대한 제안 - 새로운 도시가 탄생할 때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청사의 위치가 아니다. 조직의 규모도 아니다.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바로 도시의 이름이다. 이름은 단순한 호칭이 아니다. 한 도시의 역사와 철학, 미래 비전을 담아내는 상징이며, 시민의 자긍심을 형성하는 출발점이다. 사람에게 이름이 평생을 따라다니듯, 도시의 이름 또한 수십 년, 어쩌면 수백 년 동안 그 도시의 이미지를 결정한다. 전남과 광주가 하나의 특별시로 출범한 것은 우리나라 지방행정사에 의미 있는 변화이다. 그러나 현재의 명칭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행정적 설명에는 충실할지 몰라도, 미래도시의 브랜드로서는 아쉬움이 적지 않다. 세계적인 도시를 떠올려 보자. 서울, 도쿄, 파리, 런던, 시드니…. 이 이름들은 짧고 기억하기 쉬우며, 도시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함께 떠올리게 한다. 누구도 그 도시의 행정구역을 나열한 이름으로 부르지 않는다. 이름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가 된 것이다. 통합도시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 행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이상수 | 말의 시대를 넘어 성과의 시대로 - 대한민국에 다시 신지식인이 필요한 이유 - 오늘날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말'이 넘쳐나는 시대를 살고 있다. 텔레비전은 물론이고 유튜브, SNS, 각종 인터넷 매체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정치와 경제, 외교와 사회 문제를 논평한다. 정보가 넘치는 사회는 민주주의의 활력을 높이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다양한 의견이 자유롭게 오가는 것은 민주사회의 소중한 자산이다. 그러나 자유로운 발언이 곧 책임 없는 발언까지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수많은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공적 발언이라면 사실에 대한 충분한 검증과 논리적 근거, 그리고 사회적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근거보다 감정에 호소하거나, 사실보다 자극적인 표현으로 여론을 움직이려는 언행은 사회적 갈등만 증폭시킬 뿐 공동체 발전에는 도움이 되기 어렵다. 우리 사회는 오랫동안 '지식인'을 존중해 왔다. 지식인은 시대를 성찰하고 권력을 감시하며 사회의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러한 역할은 민주주의 발전에 큰 기여를 했으며 앞으로도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다. 이제는 무엇을 알고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이상수ㅣ <주식시장의 원리와 투자자의 자세 ④> 건강한 자본시장은 건강한 투자문화에서 시작된다 - 자본시장의 경쟁력은 국민의 금융의식에서 나온다 - 주식시장은 매일 숫자로 움직인다. 오르고 내리는 지수와 거래량, 시가총액의 변화는 뉴스의 중심이 된다. 그러나 건강한 자본시장을 결정하는 것은 숫자가 아니라 그 시장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의식이다. 아무리 훌륭한 기업이 많아도 투자문화가 성숙하지 못하면 시장은 쉽게 흔들린다. 반대로 일시적인 충격이 찾아와도 투자자들이 원칙을 지키고 시장을 신뢰한다면 자본시장은 다시 균형을 회복한다. 결국 자본시장의 경쟁력은 기업의 실적만이 아니라 국민의 금융의식에서 비롯된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투자 인구는 크게 늘었다. 이제 주식투자는 일부 전문가의 영역이 아니라 국민의 자산 형성과 노후 준비를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자본시장의 저변을 넓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투자 인구의 증가가 곧 투자문화의 성숙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많은 투자자가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 흔들리고, 단기적인 가격 변동에 일희일비하며, 검증되지 않은 소문에 기대어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이상수ㅣ <주식시장의 원리와 투자자의 자세 ③> 투자는 기술보다 인내가 먼저다 - 수익을 만드는 것은 손이 아니라 시간이다 -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릴 때마다 사람들은 같은 질문을 던진다. "지금 팔아야 할까, 아니면 더 사야 할까." 그러나 진정한 투자자는 조금 다른 질문을 한다. "내가 투자한 기업의 가치는 여전히 살아 있는가." 이 두 질문의 차이가 결국투자의 결과를 바꾸는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은 투자를 특별한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차트를 읽는 능력, 매매 시점을 맞히는 감각, 시장의 흐름을 예측하는 정보력이 성공을 결정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수많은 투자기법과 매매 비법이 끊임없이 등장한다. 하지만 자본시장의 역사는 조금 다른 사실을 말해 준다. 시장을 완벽하게 예측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세계적인 경제학자들도 경기의 방향을 모두 맞히지 못했고, 수많은 전문가들도 예상하지 못한 사건으로 시장은 언제든 크게 흔들렸다. 그렇다면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둔 투자자들에게는 어떤 공통점이 있었을까. 놀랍게도 특별한 비법보다 원칙을 지키는 인내가 공통된 특징이었다. 시장은 하루에도 몇 번씩 사람의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이상수 l <주식시장의 원리와 투자자의 자세 ②> 주식의 변동성은 시장의 적이 아니라 스승이다 - 역사에서 배우는 건강한 투자의 원칙 - 세계 경제가 흔들릴 때마다 주식시장은 가장 먼저 반응한다. 국제 분쟁이 발생하면 주가는 떨어지고, 금리가 오르면 시장은 긴장하며, 경기 침체의 신호가 나타나면 투자자들의 불안은 더욱 커진다.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상황을 '위기'라고 부르지만, 자본시장의 역사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장은 언제나 변동했고, 그 변동 속에서 성장해 왔다. 1929년 세계 대공황은 수많은 기업과 금융기관을 무너뜨렸다. 그러나 그 충격 이후 세계 경제는 새로운 제도와 금융 질서를 구축하며 다시 성장의 길을 걸었다. 1987년 '블랙 먼데이'에는 하루 만에 미국 증시가 20% 이상 폭락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자본주의의 종말까지 우려했다. 그러나 시장은 회복했고, 이후 세계 경제는 또 다른 도약을 이루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세계 금융시스템이 흔들리며 경제 전체가 큰 충격을 받았지만, 각국은 제도를 보완하고 시장을 안정시키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이상수 I <주식시장의 원리와 투자자의 자세 ①> 주식의 변동성을 이해하는 국민이 건강한 자본시장을 만든다 최근 세계 정세의 불안과 국제 금융시장의 충격으로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흔들리고 있다. 하루에도 수조 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투자자들의 마음도 함께 흔들린다. 주식을 보유한 국민이라면 누구나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먼저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다. 주식시장에서 변동성은 예외가 아니라 일상이라는 점이다. 주식은 은행 예금처럼 정해진 이자를 지급하는 금융상품이 아니다. 기업의 미래 가치와 성장 가능성에 투자하는 자산이다. 기업의 가치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경제 상황, 금리, 환율, 국제 분쟁, 기술 혁신, 소비 심리 등 수많은 요인에 따라 끊임없이 변한다. 따라서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것은 시장이 살아 숨 쉬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문제는 변동성 자체가 아니다. 변동성을 대하는 우리의 투자 문화와 인식이 더 큰 문제다. 많은 투자자가 주가가 오르면 과도한 낙관주의에 빠지고, 조금만 하락해도 과도한 공포에 휩싸이곤 한다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이상수 | <선관위 독립성과 책임성 02> 선관위는 더 이상 성역이 아니다 - 국민의 참정권을 위협한 자는 책임져야 한다 -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는 어디인가. 국민은 법원을 믿고, 국회를 감시하며, 정부를 평가한다. 그러나 선거만큼은 선거관리위원회를 믿는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출발점이며, 선관위는 그 출발점을 지키는 헌법기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선관위의 모습은 국민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선거를 관리해야 할 기관이 선거를 걱정하게 만들었고, 공정성을 보장해야 할 기관이 오히려 신뢰를 흔들어 놓았다. 이것은 단순한 행정 실수가 아니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 중대한 국가적 사고이다. ◆ 선거철에 176명이 휴직한 조직 국가적 대사인 선거를 앞두고 선관위 직원 176명이 휴직 상태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선관위 전체 인원의 약 6%에 해당하는 숫자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것이 우연한 일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반복적으로 지적되어 온 관행이었다는 점이다. ◆ 선거는 선관위가 존재하는 이유다. 군인이 전쟁 중 부대를 떠나고, 소방관이 대형 화재 직전에 자리를
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이상수 l <독립기관의 독립성과 책임성, 01> 독립기관도 국민 앞에서는 예외일 수 없다 - 독립성과 책임성, 이제는 함께 논의할 때다 - 민주주의는 권력을 신뢰하는 제도가 아니다. 권력을 견제하는 제도이다. 인류는 오랜 역사 속에서 권력이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경험해 왔다. 그래서 권력 위에 또 다른 견제장치를 만들었고, 그 견제장치마저 다시 감시하는 구조를 만들어 왔다. 오늘날 민주주의의 삼권분립도 결국 그 연장선상에 있다. 그런데 최근 우리는 새로운 질문 앞에 서게 되었다. "독립기관은 누가 감시하는가?" 독립기관의 독립성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독립성이 책임성마저 면제하는 면허가 될 수는 없다. ◆ 독립성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독립기관은 권력의 간섭을 막기 위해 존재한다. 선거관리기관은 정권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고, 사법기관은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독립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헌법은 이들 기관에 특별한 지위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독립성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독립성은 공정한 업무 수행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만약 독립성이 내부 비리나 부실 운영을 감추는 방패로 사용된다면 그것은 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