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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찬의 한일결혼 리포트 4

KBN 한국벤처연합뉴스 김진찬 칼럼리스트 |

 

한일 커플 최대의 관문, '시댁'과 '명절'을 넘는 법

 

한일 커플의 성공 여부는 ‘남편이 시댁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일본에는 없는 한국 특유의 ‘명절 문화’는, 일본인 아내에게 가장 큰 문화 충격이자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수많은 커플들이 바로 이 관문 앞에서 좌절한다.

 

 

휴일인가, 노동의 날인가?: 명절의 충격
일본의 명절 ‘오쇼가츠(お正月)’를 생각해보자. 가족들이 모여 ‘오세치’라는 정갈한 음식을 나눠 먹고, 신사에 참배하며 한 해의 복을 기원한다. 며느리는 손님이자 가족으로 존중받으며, 함께 음식을 준비하더라도 그 역할이 과도하게 강요되지는 않는다. 본질은 ‘휴식’과 ‘가족과의 시간’이다.

 

하지만 한국의 명절, 특히 추석이나 설날은 전혀 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시댁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아내는 보이지 않는 압박감 속에서 쉴 틈 없는 가사 노동에 내몰린다. 수십 가지의 전을 부치고, 산더미 같은 설거지를 하며, 끊임없이 손님상을 차려내야 한다. 여성들이 부엌에서 전쟁을 치르는 동안, 남성들은 거실에서 TV를 보거나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은, 그녀에게 한국 사회의 깊은 가부장제를 체감하게 하는 충격적인 장면이다. 그녀에게 이것은 휴일이 아니라, 존중받지 못하는 ‘무급 가사 노동의 날’일 뿐이다.

 

남편의 결정적 역할: ‘인간 방패’ 그리고 ‘소통의 다리’
이때 남편의 역할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만약 당신이 “원래 한국은 다 이래. 네가 맞춰야지”라고 말하는 순간, 아내는 ‘나를 보호해 줄 유일한 사람마저 적이구나’라고 느끼며 깊은 고립감과 배신감에 빠진다.

 

현명한 남편은 아내를 위한 ‘인간 방패’이자, 양쪽 문화를 잇는 ‘소통의 다리’가 되어야 한다.


■ ‘방패’의 역할 (선제 방어): 명절이 다가오기 일주일 전, 당신은 먼저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 선제적으로 방어선을 구축해야 한다. “어머니, 이번 명절에는 음식 가짓수 좀 줄이고 간단하게 해요. 에리 씨, 타국 와서 명절 보내는 거 힘드니, 무리하게 일 시키지 말아 주세요. 제가 옆에서 같이 일할 테니 걱정 마세요.” 이 한마디가 아내에게는 천군만마와 같다.


■ ‘다리’의 역할 (양방향 통역): 당신은 양쪽의 입장을 서로에게 통역해주는 섬세한 외교관이 되어야 한다. 아내에게는 “우리 엄마가 한 말에 너무 상처받지 마. 옛날 분이라 표현이 서툴러서 그래. 내가 다시 잘 말씀드릴게. 당신 마음 불편하게 해서 내가 미안해”라며 그녀의 감정을 먼저 위로하고, 부모님께는 “어머니, 일본에서는 명절에 이렇게까지 일하지 않아요. 에리 씨가 지금 굉장히 힘들고 낯설어하고 있으니, ‘고생한다’고 따뜻하게 말 한마디 건네주시면 정말 좋아할 거예요”라며 아내의 입장을 변호해야 한다.

 

‘부모님의 착한 아들’로 남을 것인가, ‘아내의 든든한 남편’으로 거듭날 것인가. 이 어려운 시험을 통과한 남편만이, 진정으로 행복한 한일 가정을 이끌 자격이 있다.

 

김진찬 (한일 전문 결혼정보회사 ㈜케이제이위드 대표) kjwi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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