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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의 원리, 조직의 원리

- 모난 돌이 조직을 지탱한다 -

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이 상 수

 

<돌담에서 배우는 삶의 철학 ①>

 

돌담의 원리, 조직의 원리

- 모난 돌이 조직을 지탱한다 -

 

어느 마을을 가든 돌담이 있다. 바람과 비, 세월의 손길 속에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그 담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다. 돌담은 인간이 자연의 질서를 거스르지 않고 받아들인 결과이며, ‘다름의 조화’라는 원리를 눈에 보이게 세워놓은 예술이다. 잘 쌓은 돌담은 결코 완벽하지 않다. 울퉁불퉁하고, 모양이 들쭉날쭉하며, 틈도 많다. 그럼에도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각자의 모양이 서로를 지탱하기 때문이다. 결함이 결합이 되고, 다름이 균형이 된다. 이것이 돌담이 세상에 건네는 첫 번째 철학이다.

 

 

◆ 구성원의 성숙 ― 다듬지 않은 돌의 가치

 

돌담에 쓰이는 돌은 깎이지 않는다. 거칠고 모난 그대로 쓰인다. 그 불완전함이야말로 돌담을 단단하게 만드는 힘이다. 조직도 그렇다. 구성원 누구도 완벽하지 않지만, 자기 결을 잃지 않는 이들이 모일 때 조직은 단단해진다. 다듬어진 듯 보이지만 속이 빈 사람보다, 모가 나 있어도 중심이 있는 사람이 조직을 지탱한다. 돌담은 이렇게 말한다. “모난 채로 있어라. 그래야 서로가 맞물릴 수 있다.” 결함은 부끄러움이 아니라, 협력의 고리다.

 

◆ 팀워크의 거리 ― 돌과 돌의 틈

 

돌과 돌은 꼭 붙지 않는다. 서로 조금씩의 틈을 남겨 두기에 바람이 통하고, 물이 스며들며, 담이 숨을 쉰다. 조직 내 관계도 마찬가지다. 너무 가까우면 숨이 막히고, 너무 멀면 무너진다. 적당한 간격, 서로를 존중하는 거리에서 진정한 신뢰가 싹튼다. 돌담의 틈은 결함이 아니라 생명의 통로다. 그 틈이 있어 돌담은 겨울에도 얼지 않고, 여름에도 숨을 쉰다. 조직의 관계에도 이런 여백이 필요하다. 간섭보다 배려가, 지시보다 신뢰가 조직을 오래 숨 쉬게 한다.

 

◆ 다양성의 균형 ― 돌담처럼 어우러진 조직

 

돌담은 어느 한 모양의 돌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둥근 돌, 납작한 돌, 길쭉한 돌이 함께 있어야 균형이 잡힌다. 이것이 조직의 원리와 다르지 않다. 다양한 사람, 서로 다른 생각과 성향이 모여야 건강한 조직이 된다. 획일적인 조직은 마치 같은 크기의 돌로만 쌓은 담과 같다. 보기엔 가지런하지만, 약하고 쉽게 무너진다. 진정한 포용은 ‘같음’이 아니라 ‘다름의 공존’에서 태어난다. 조직이 돌담처럼 서 있으려면 각자의 자리에서 제 모양을 지키며 서로를 받쳐주어야 한다.

 

◆ 지속의 철학 ― 세월이 더하는 품격

 

오랜 세월 비바람을 맞은 돌담은 더 단단해진다. 이끼가 끼고 색이 바래도, 그것이 오히려 운치가 된다. 그 속에는 시간의 기억, 세대의 흔적이 녹아 있다. 조직도 그렇다. 시행착오와 실패가 쌓이며 문화가 만들어지고, 그 과정에서 품격이 자란다. 시간은 조직을 낡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단단하게 다져준다.

 

◆ 결론 ― 다름이 곧 질서다

 

돌담은 말없이 가르친다. “서로 다른 것이 함께 설 때, 세상은 무너지지 않는다.” 완벽함을 향한 강박을 내려놓고, 각자의 돌이 제자리를 찾게 해야 한다. 그 속에서 우리는 진정한 협력과 포용을 배운다. 돌담의 원리는 곧 조직의 원리다. 다듬지 않은 돌들이 서로를 지탱할 때, 조직은 무너지지 않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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