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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칸타빌레 시낭송협회,“시가 말을 거는 저녁, 목포 시인을 만나다”2025년 정기공연 성료

- 낭송가의 음성과 시인의 마음, 관객의 숨결이 하나로 이어져

 

가을이 한껏 드리워진 만추의 계절, 이즈음이면 문득 한편의 시(詩)를 노래하고 싶다.

오히려 낙엽이 지는 가을이기에 더욱 그러한가 보다.

한 번쯤, 잠시 일상을 내려놓고 일탈을 꿈꾸며 시를 향한 애상(愛想)에 잠기고 싶다.

 

학창시절 우린 무던히도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수록된 서시(序詩)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를 그렇게도 되뇌곤 했다.

 

지난달 30일 농익은 가을밤, 금방이라도 유달산 마루에 위태롭게 매달려있는 일등바위가 내려앉을 만한 곳에 터를 잡은 유달예술타운에서 시와 음악이 어우러진 이색낭송회가 열려 즐거운 마음으로 공연 소식을 소개한다.

시를 사랑하는, 그래서 마음으로 읽는 낭송인들의 모임 ‘목포 칸타빌레 시낭송협회’가 그 주인공이다.

“시가 말을 거는 저녁, 목포 시인을 만나다”를 테마로 2025년 한해를 마무리하는 정기공연의 막을 올렸다.

이들은 지역 문학과 생활문화예술이 하모니를 이뤄 예술 활동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을 공연의 의미로 규정하고 시민과의 문학적 교감을 함께하고자 열린 무대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지역인사는 박홍률 전 목포시장, 김대중 교육감 배우자 천진희 여사, 강성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부위원장, 장복성 전 시의장, 이형완 박수경 박용준 시의원, 이경환 이사장, 이순동 배덕만 전경란 시인, 오송희 강금복 화가, 도홍 스님, 곽유석 교수 등이 참석해 시심(詩心)을 나눴다.

 

 

공연의 서막은 방지연의 켈리그라피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 낭송이 시작됐다.

 

옥이 서로 부딪치면 깊고 맑은 소리가 울린다고 했던가?

 

“벽이 당신 앞에 마주 설 때 그저 멋진 그림을 보여 주기 위해서겠지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아직 벽을 알지 못하는 말이다. 벽은 거울처럼 자신을 비춰 줄 수 없어서 답답하다. 당신이 즐거워하는 멋진 꿈을 떠받들며 그렇게 기우뚱거리지 않기 위해 얼마나 오랫동안 등줄기를 곧추세워야 하는지에 대하여 하얗게 초승달이 돋고 질 때마다...중략”

목포 출신 조기호 시인의 시집 ‘이런 사랑’에 수록된 “벽을 말하다”를 목포 칸타빌레 시낭송협회 주봉길 회장의 낭랑(琅琅)하고 낭송의 대가(大家) 다운 호소력 짙은 음색은 관객의 감정선을 휘 잡았다.

 

이어 이경환 상임이사의 '비우기', 윤인국 낭송가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이경민의 '사모', 박영란의 '가을과 겨울 사이에서', 김준환의 '호수에 돌을 던지며', 김지은의 '내가 바라는 세상' 등의 낭송이 이어졌다.

 

특히 이날 낭송의 진수를 보여준 김현숙 낭송가는 최근 제3회 최하림 전국시낭송대회 대상을 거머쥔 여력을 끌어올려 배덕만의 '쑥부쟁이'를 낭송해 쑥부쟁이의 꽃말 ‘그리움과 기다림’의 간절함을 표현 관객의 심금을 울렸다.

 

또, 단체 시 '목포를 클릭하다'는 목포의 바다와 골목, 그리고 사람의 정서를 시의 언어로 엮어 관객들과 감응하기에 충분했다.

 

이밖에도 통키타 연주자 자유로운 영혼 김원석의 기타 선율과 버무려진 김현숙의 시낭송은 잔잔한 여운, 감동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번 공연은 낭송가의 음성과 시인의 마음, 그리고 관객의 숨결이 하나로 이어지며 ‘시와 낭송이 하나 되는 순간’을 완성했다. 그 중심에는 칸타빌레 시낭송협회 회원 20여 명의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있었기 때문이다.

 

공연의 마지막 커튼콜 시간에는 참석한 시인들에게 협회가 준비한 선물을 증정하는 한편, 목포지역 시인의 시를 발굴하고 널리 알려온 공로를 인정받아 목포문인협회로부터 칸타빌레 시낭송협회가 감사패를 수여 받았다.

 

 

주봉길 회장은“시와 낭송이 하나가 되는 순간, 우리는 모두 시인이 된다”며 “앞으로도 목포지역 시문학 발전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칸타빌레 시낭송협회는 지역 문학과 낭송예술의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공연과 생활문화예술 활동을 매년 이어오고 있다.

 

# 칸타빌레(이탈리아어: cantabile)는 음악 용어 중 하나로, '노래하듯이'(singable, songlike)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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