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이상수 | <앤트밀현상과 민주주의 ④> 침묵하는 다수는 중립이 아니다 - 방관의 정치적 책임, ‘아무 말도 하지 않음’의 선택성 - 사람들은 종종 말한다. “나는 어느 편도 아니다.” “정치에는 관심이 없다.” “괜히 나섰다가 손해 보고 싶지 않다.” 이 말들은 얼핏 중립처럼 들린다. 그러나 민주주의에서 침묵은 결코 중립이 아니다. 침묵은 언제나 이미 힘을 쥔 쪽을 돕는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선택은, 현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의사 표시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참여를 전제로 작동한다. 참여란 반드시 거리로 나서는 행동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질문하고, 판단하고, 의견을 드러내는 최소한의 행위가 민주주의의 산소다. 이 산소가 부족해질 때, 사회는 겉으로는 조용해지지만 내부에서는 서서히 숨이 막힌다. 침묵하는 다수가 생겨나는 이유는 이해할 만하다. 첫째, 비용의 문제다. 목소리를 내면 피곤해지고, 공격받을 수 있고, 관계가 불편해질 수 있다. 둘째, 무력감이다. “내가 말해도 달라질 게 없다”는 생각은 많은 시민을 관객으로 만든다. 셋째, 책임 회피의 심리다. 침묵하면 판단의 부담을 지지 않아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김경호 변호사 | 단돈 2,300원. 한 청년의 삶에 ‘절도범’의 주홍글씨를 새기려 한 국가 권력의 맹목적 폭력성이다. 최근 헌법재판소가 취소한 ‘2024헌마1051 기소유예처분’ 사건은, 독점적 기소권을 쥔 수사기관의 기계적 편의주의가 평범한 시민의 일상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보여주는 서늘한 다면이다. 이 사건에서 검사와 헌재의 시선은 ‘자의적 억측’과 ‘객관적 실체’의 뼈아픈 대비를 이룬다. 검사 결정의 핵심은 매장 냉동고에 두고 온 800원짜리 아이스크림과 부주의로 결제가 누락된 1,500원짜리 과자를 묶어 무리하게 ‘절도’로 단정한 것이다. 피의자가 휴대전화를 수시로 보았으니 결제 누락을 알았을 것이라는 작위적 소설로 고의성을 덧씌웠다. 반면 헌재가 처분을 취소한 핵심은 ‘상식과 물증에 기반한 진실의 복원’이다. 헌재는 CCTV를 통해 아이스크림은 점유 이전조차 없었음을, 즉 절취 행위 자체가 없었음을 확인했다. 또한 본인 명의 카드로 다른 물품과 50원짜리 비닐봉지 값까지 결제하며 신원을 노출한 학생이 고작 1,500원을 훔칠 동기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는 단순한 수사 미진이 아니다. 유죄라는 결론을 정해놓고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임윤택 | 2026년 6월 3일, 또 한 번의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5천만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기대반, 우려반을 해 본다.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수십 년이 흘렀지만, 과연 우리는 우리 동네를 책임질 소양과 능력을 갖춘 인물을 제대로 뽑고 있을까를 고민하게된다? 요즘 지방선거를 보면 지역민의 삶을 돌보는 무대가 아니라, 국회의원의 '수족'을 심기 위한 하청 정치의 장으로 변질된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능력'보다 '충성심'이 우선인 공천 지역 현안보다 차기 총선을 위해 '말 잘 듣는 후보'를 우선시한다면, 지방의원은 지역민의 대변인이 아닌 국회의원의 가신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내 지역구 아니면 모른다"는 선 긋기 주민들의 절박한 제언에 만약 "내 관할이 아니다"라며 선을 긋는 일부 국회의원(정치인)들이 있다면 이는 매우 실망스러울겁니다.국정을 살피는 헌법기관이 선거구 경계선 하나에 갇혀 있다면, 어떻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논할 수 있을까? 정작 돌봐야 할 민생은 외면하고 공천에는 적극적이라면...안된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건 거창한 정치공학이 아니라, 무너진 도로를 고치고 아이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김필용 | 한국인에게 숫자 ‘3’은 남다른 의미를 지닙니다.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天地人)이 하나가 되는 완성을 뜻하며, 예로부터 ‘삼(三)’이 겹치는 날은 기운이 충만한 길일로 여겨져 왔습니다. 공교롭게도 올해 3월 3일은 우리 민족의 큰 명절인 정월 대보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겨우내 움츠렸던 만물이 기지개를 켜는 시기에, 가장 밝은 달이 차오르는 이 날은 그 자체로 이미 풍요와 시작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올해의 대보름은 예년과 결이 조금 다릅니다. 오늘 저녁 6시 30분, 우리는 36년이라는 긴 시간을 건너온 특별한 손님, '개기월식'을 마주하게 됩니다. 36년의 기다림, 붉은 달(Blood Moon)의 신비로운 징조 개기월식은 지구가 달과 태양 사이를 지나며 달을 자신의 그림자 속에 완전히 가두는 현상입니다. 이때 달은 완전히 사라지는 대신, 지구 대기를 통과한 태양 빛 중 붉은빛만을 반사하며 은은한 '블러드 문(Blood Moon)'으로 거듭납니다. 36년 전, 우리는 어디에 있었을까요? 한 세대를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우주가 차곡차곡 준비해온 이 붉은 이벤트는 단순히 천문학적 현상을 넘어, 우리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이상수 | <앤트밀현상과 민주주의 ③> 비판하는 시민이 민주주의를 구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비판’은 종종 오해를 받는다. 비판은 불만, 반대, 발목 잡기라는 말로 치환되고, 때로는 공동체를 분열시키는 행위로 낙인찍힌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역사에서 비판은 결코 파괴가 아니었다. 오히려 권력이 길을 잃지 않도록 붙드는 안전장치였고, 시민이 시민으로 남기 위한 최소한의 책임이었다. 권력은 본성상 집중되려는 성향을 지닌다. 선의로 출발한 권력이라도 견제가 사라지면 스스로를 정당화하기 시작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제도적 견제만이 아니다. 법과 규정은 최소한의 울타리일 뿐, 그 울타리가 실제로 작동하게 만드는 힘은 시민의 감시와 질문이다. 비판 없는 권력은 자신을 시험받지 않기에 쉽게 오만해진다. 그럼에도 많은 시민이 비판을 주저한다. “지금은 비판할 때가 아니다”, “괜히 문제를 키우지 말자”, “전문가가 알아서 하겠지”라는 말이 익숙하다. 이런 태도는 겉으로는 안정과 협력을 중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판단을 유예하는 선택이다. 판단을 미루는 동안 결정은 소수에게 집중되고, 시민은 점점 관객의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김경호 변호사 | 국가의 헌법 전문(前文)은 단순한 법 조항의 나열이 아니다. 그것은 한 나라가 어디서 출발하여 어떤 시련을 딛고 현재에 이르렀는지를 선언하는 거대한 역사적 서사시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헌법 개정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반봉건·반외세의 횃불을 들었던 '동학농민혁명'과 군사 독재에 맞서 피 흘린 '5·18 민주화운동'을 헌법의 테두리 안으로 온전히 품어내는 일이다. 이를 위해 역사적 사건들의 인과관계를 길게 설명하기보다는, 민주주의 발전의 굵직한 이정표들을 대등하게 병렬하는 방식을 채택해야 전문 개정의 예시를 제시한다. [헌법 전문 도입부 (병렬형)]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동학농민 혁명정신과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잇고,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과 5·18민주화 혁명정신을 계승하며, (후략)“ 이러한 '병렬형' 개정안이 헌법 전문에 담겨야 하는 당위성과 필요성은 명확하다. 첫째, 동학은 3·1운동의 수식어가 아닌 독립적이고 위대한 '기원' 그 자체다. 동학농민혁명은 단순히 3·1운동을 일으키기 위한 발판이나 사상적 모태에만 머물지 않는다. "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김필용 | 1919년 3월 1일, 한반도를 뒤흔들었던 "대한독립만세"의 함성이 올해로 107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조국의 광복을 위해 스러져갔지만, 그중에서도 유관순 열사라는 이름이 우리 가슴속에 유독 뜨겁게 남아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단순히 꽃다운 나이에 순국했다는 비극성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다시금 그녀의 정신을 되새겨야 하는 이유는 그가 보여준 '꺾이지 않는 용기'와 '공동체를 향한 헌신'이 현재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나침반이 되기 때문입니다.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은 주체적 용기 유관순 열사는 당시 열여덟 살의 학생이었습니다. 시대적 상황으로 보나 나이로 보나 보호받아야 할 존재였지만, 그는 오히려 행동하는 주체가 되기를 선택했습니다. 아우내 장터에서 태극기를 나누어 주며 군중을 이끌었던 모습은, 거대한 불의 앞에서 개인이 무력하지 않음을 증명한 상징적 사건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사회적 갈등과 위기 속에서 "나 하나가 무엇을 바꿀 수 있겠느냐"는 무력감이 팽배할 때, 유관순의 용기는 우리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시대를 위해 무엇을 목격하고 무엇을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김경호 변호사 | 검찰의 펜끝은 사람의 인생을 긋는다. 그 권력이 독단에 빠질 때 사법 정의는 흉기로 전락한다. 헌법재판소가 최근 취소한 ‘2021헌마725 기소유예처분’ 사건은 통제받지 않는 검찰 수사권이 어떻게 시민의 삶을 짓밟는지 보여주는 적나라한 표본이다. 검찰의 결정은 오만했다. 2016년 모 대학교 대학원 입학 전형에서 검사는 교수들이 특정 지원자를 합격시키기 위해 점수를 조작했다며 '업무방해' 혐의를 씌우고 '기소유예'를 처분했다. 죄는 인정되나 재판에는 넘기지 않겠다는, 수사기관 특유의 자의적 시혜였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이 처분의 위법성을 철저히 짚어냈다. 이미 주동자로 지목된 공범들이 법원에서 최종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음에도 검사는 무리하게 피의사실을 유지했다. 대학원의 자율적 관행인 '우선선발권'을 자의적으로 범죄로 둔갑시켰고, 범의조차 없이 심사평가에 참여한 이들에게 범죄자 낙인을 찍었다. 헌재가 이를 "중대한 수사미진과 법리오해"로 규정한 것은, 검찰이 객관적 증거와 법리를 무시한 채 자신들의 서사만 고집했음을 명백히 입증한다. 이러한 위법적 결정이 반복되는 본질적인 이유는 권한에 따르는 책임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이상수 | <앤트밀현상과 민주주의 ②> 왜 우리는 맹목적 추종에 빠지는가 사람은 이성적인 존재라고 말하지만, 집단 속에 들어가면 생각보다 쉽게 방향 감각을 잃는다. 우리는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한다고 믿지만, 어느 순간부터 “다들 그렇게 말하니까”, “저 사람이 앞서 가니까”라는 이유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 결과가 바로 맹목적 추종이다. 맹목적 추종은 무지에서만 비롯되지 않는다. 오히려 평범하고 선의의 사람들, 책임감 있는 시민들조차 이 함정에 빠진다. 문제는 개인의 도덕성이 아니라 집단이 작동하는 방식에 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소속을 원한다. 집단에서 이탈하는 것은 불안과 고립을 감수해야 하기에, 다수가 향하는 방향을 의심하기보다 따르는 편이 심리적으로 훨씬 편하다. 여기에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추종은 강화된다. 경제가 흔들리고, 사회가 불안하며, 미래가 보이지 않을수록 사람들은 강한 확신을 말하는 인물에게 끌린다. 복잡한 현실을 단순한 언어로 설명해 주는 사람, “내 말만 따르면 된다”고 말하는 지도자는 위기의 시대에 매력적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 확신이 검증된 해법이 아니라 감정의 언어일 때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김필용 | 전라남도 해남에 새로운 철도 시대가 열리며 '해남역'은 단순한 교통 거점을 넘어 지역 경제의 심장부로 떠오르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해남의 특산물인 '밤호박'과 건강 트렌드인 '어싱(Earthing)'을 결합한 축제를 통해, 해남을 세계적인 웰빙 관광도시로 탈바꿈시켜야 한다. 1. 황톳길 위에 새기는 ESG 가치와 건강 대전 계족산 황톳길은 한 기업가의 헌신적인 투자가 어떻게 지역의 풍경을 바꾸고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으는지 보여주는 ESG 경영의 모범 사례다. 해남역 주변에 조성될 '해남역 황톳길' 역시 이러한 철학을 담아야 한다. 어싱(맨발 걷기)은 체내 정전기를 배출하고 면역력을 높이는 100세 시대의 필수 건강법이다. 해남역에서 내리자마자 펼쳐지는 붉은 황톳길은 방문객들에게 치유의 경험을 선사하며, 이는 일회성 방문이 아닌 '재방문하고 싶은 해남'을 만드는 강력한 유인이 될 것이다. 2. 학술적 근거로 다지는 브랜드의 품격 단순히 먹고 즐기는 축제를 넘어, 해남밤호박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과정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해남밤호박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 학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칼럼니스트 이상수 | <앤트밀 현상과 민주주의 ①> 국민들이 ‘앤트밀 현상’을 일으키지 않으려면 자연에는 인간 사회를 비추는 거울 같은 장면들이 종종 있다. 그중 하나가 ‘앤트밀(Antmill),' 이른바 죽음의 소용돌이다. 시력이 거의 없는 군대개미들이 앞선 개미가 남긴 페로몬을 따라가다 방향 오류가 발생하면, 수백·수천 마리가 원을 그리며 끝없이 도는 현상이 벌어진다. 개미들은 자신들이 제자리에서 죽음을 향해 돌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채 탈진해 쓰러진다. 흥미로운 점은, 모든 개미가 죽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몇몇 개미는 이 이상한 순환에서 벗어나고, 방향을 바꾸며, 다른 개미들에게 탈출의 계기를 제공한다. 차이는 단 하나, ‘따라갈 것인가, 판단할 것인가’에 있다. 이 장면은 인간 사회에도 낯설지 않다. 길을 잘못 든 지도자 한 사람이 나타났을 때, 그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집단은 집단적 오류에 빠진다. 더 큰 문제는, 그 오류가 단번에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앞서 가는 사람이 있으니 맞겠지”, “어련히 알아서 하겠지”라는 심리가 작동하면서 집단은 더욱 단단히 원을 그린다. 마치
<칼럼>KBN 한국벤처연합뉴스 이재배 기자 | 전북 특별자치도(도지사 김관영)는 도청 폐쇄라는 사실에 근거가 전혀 없는 프레임에 억울하여 25일 기자회견을 자청한 김 지사의 설명은 비교적 구체적이다. 행정안전부가 밤 11시 20분 ‘청사 폐쇄 및 출입 통제’를 유선으로 지시했고, 전북도는 이를 14개 시·군에 전파했지만, 도청을 물리적으로 봉쇄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6·3 지방선거의 막이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광역단체장 예비후보 면접을 진행하며 공천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북 정치권 역시 벌써부터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그런데 선거의 출발선에서 등장한 소재가 다소 낯선 말들이 난무하여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정책도, 비전도 아닌 ‘도청 폐쇄’ 프레임이다. 최근 전북에서는 김관영 전북 특별자치도 지사가 지난해 12·3 내란 당시 도청을 폐쇄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어 지난 12일에는 조국 혁신당 전북도당이 불을 붙였다. 더 나아가 이를 이유로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특정 예비후보의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말까지 돌고 있다. 아무리 집권 여당의 공천이지만 명확하게 사실 여부를 확인